삼성경제연구소는 SERICEO <www.sericeo.org> 및 SERI 홈페이지 <www.seri.org>의 CEO회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의 추천을 받아 이번 여름휴가 기간 중 CEO가 읽을 만한 추천도서로 다음 14권(가나다순)을 선정했다.

경제·경영 부문에서는 미래 조망 및 리더의 역할 등을 다룬 도서가, 인문·교양 부문에서는 인간, 자연, 사회의 본질 등을 다룬 도서가 다수 선정됐다.
 
<< 경제·경영 >>

1. 구글노믹스(What would Google do?)
【제프 자비스 지음 | 이진원 옮김 | 21세기북스 |2010년 6월 출간 | 400쪽 】

세상과 소통하며 협력하는 구글의 생존법칙

파워블로거이자 뉴욕시립대학교 저널리즘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기업, 공공단체 등이 구글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제시했다.

구글 자체에 대해 분석하기보다는 구글식 사고가 기업경영 및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기술했다. 또한 구글 규칙의 핵심 키워드인 소통, 연결, 개방, 신뢰, 투명성, 협력 등이 미디어, 광고,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소개했으며 구글 규칙은 소통과 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의 구축 및 신뢰에 기반한 협업임을 강조했다. “어떤 산업 혹은 기관이든 링크는 전문화의 기회를 제공한다…링크가 불러온 전문화의 물결이 협업을 육성하고 있다. 나는 내일을 할 테니, 네가 내 공백을 메워달라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괸리 기회를 창조한다” (47∼48쪽). 

이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근본적 메시지는 결국 ‘구글을 모방하라’는 것이다. 개인과 기업이 구글 규칙을 활용해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세상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때 새로운 기회가 포착됨을 적시했다.
 
◇ 독서 포인트
구글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구글 규칙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습득해 저자가 제시한 다양한 적용사례를 기업에 응용해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2. 마켓 3.0(Market 3.0)
【필립 코틀러 지음 | 안진환 옮김 | 타임비즈 |2010년 5월 출간 | 300쪽 】

이성과 감성을 초월해 영성을 추구하는 3.0 시장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는 현재 시장이 산업화 및 대량생산 시대의 ‘1.0 시장’에서 정보화, 고객만족 시대의 ‘2.0 시장’을 거쳐 참여시대의 ‘3.0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참여시대의 신패러다임인 ‘3.0 시장’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물질적 욕구 및 감각을 넘어 개인의 자기실현, 공동 창조,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영성(Human Spirit)의 시대로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표현력과 집단 간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해주는 뉴웨이브 기술,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3.0 시장’으로의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이 책에서는 ‘3.0 시장’을 선도하는 데 필수조건은 사회적 비즈니스, 지속가능경영의 이념을 소비자, 협력사, 주주와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적, 영적으로 성숙한 ‘3.0 소비자’는 기능적, 정서적 만족감은 물론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는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하므로 ‘3.0 시장’에서는 소비자, 경쟁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문화적 변혁을 주도하는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홀푸즈마켓과 웨그먼스는 서로 경쟁업체지만 함께 협력해 월마트 같은 거대 경쟁사를 자극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세 유통업체가 힘을 합쳐 사회 변혁을 공동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212쪽). ‘고객을 사랑하고 경쟁자를 존중하라’, ‘명망을 지켜내고 당신이 누군지를 분명히 하라’ 등을 포함한 10大 ‘마켓 3.0 선언문’을 제시. 소비자의 지성과 감정, 영혼에 호소할 수 있는 ‘품격 있는 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 책에서 나온 ‘품격 있는 기업’이란 진정성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의지하고 믿을 수 있으며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는 기업’을 의미한다.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마케팅 구루(Guru)의 통찰력을 통해 신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경영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소비시장의 패러다임을 CEO에게 제공한다. 고객만족, 이익실현을 넘어 ‘3.0 시장’의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담은 기업 미션과 비전을 구상하는 데 참고할 수있다.
 
 
3. 메가트렌드 차이나(China's Megatrends)
【존 나이스비트·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 안기순 옮김 |비즈니스북스 | 2010년 4월 출간 | 400쪽 】

중국 경제성장을 이끈 8가지 힘

세계적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가 중국경제의 성장요인을 정리하고 중국의 미래를 전망한 책. 이 책은 전 주석 장쩌민과 기업가 왕웨이의 권유로 서구인의 가치와 기준이 아닌 중국인의 관점에서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했다.

정치, 경제, 사회 및 문화 측면에서의 8가지 힘과 원천, 그리고 그 힘이 발휘돼 나타난 현상을 서술을 서술했으며 특히 수직적 민주주의라는 중국 특유의 모델이 경제성장, 시민사회성숙 등 중국발전의 원동력임을 역설했다.

이 책은 중국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달성한 경제성과를 바탕으로 혁신 단계로 이행해 ‘샤오캉(小康)’ 사회로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 후의 미래를 그려볼 때, 베이징올림픽에서 거둔 성공을 경제 발전과 경쟁력 확보로 이어가는 중국의 모습을 상상한다 … 오늘날 중국은 세계의 ‘혁신 국가’로 나아가는 단계를 밟고 있다” (325쪽)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서구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중국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다른 책과는 달리 중국특유의 정치,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성장모델을 평가할 수있다. 한국기업이 제조기반으로 혹은 시장으로 중국을 활용할 때 그 이면의 메커니즘과 힘을 파악함으로써 대중국 전략을 재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 슈퍼 괴짜경제학(SUPERFREAKONOMICS)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 안진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출간 | 348쪽 】
 
경제학적 접근방식으로 세상의 이면을 탐구

전작인 ‘괴짜경제학’보다 더욱 현실성 있고 강력한 경제논리로 풀리지 않은 난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 책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면에 깔린 원리를 이해하고 인센티브를 잘 활용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 중 하나 사례로 우리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자동차의 탄소배출 가스를 주로 지목하지만, 실제로는 소와 양 같은 반추동물이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50%나 많은 온실가스 효과를 발생시킨다며, 지구온난화 해소에 도움을 주려면 자동차를 타지 않는 것보다 소와 양 등의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그 이면을 파헤치고 탐구해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함을 강조했다. “괴짜경제학은 경제학적 접근방식을 이상하고 별난 호기심과 결합하는 것”(32쪽).
 
◇ 독서 포인트
경제학적 접근방식으로 풀어내는 저자들의 분석에 의해 기존의 선입견들이 완전히 깨지는 상황을 즐기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일반적으로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상식과 통념 중 상당수가 거짓이라는 점에서 모든 상식과 통념을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5. 일본 재발견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출간 |344쪽 】

중용(中庸)의 관점에서 일본의 진면목을 조명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0여 년간 일본을 연구해온 저자가 일본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한국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이 책은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를 지향하며 ‘있는 그대로의 일본’에 대해 서술했다. “일본의 화려함에 기죽은 기성세대는 일본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잃어버린 10년을 보고 자란 신세대는 일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실제 일본은 ‘고도성장’과 ‘잃어버린 10년’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4∼5쪽). 한편 사회·문화, CEO, 경쟁력, 기업·전략, 시스템의 5가지 창을 통해 일본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이 책은 ‘한·일 기업 격돌’을 앞둔 시점에서 일본 및 일본 기업의 성장전략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한국기업의 분발을 촉구했다. 또한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가일층 실력을 연마할 것을 한국기업에 주문했다. “더는 시간이 없다. 일본기업들이 성공 신화에 젖어 허우적거리는 사이에 우리가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누렸다면 앞으로는 실력만으로 진짜 승부를 내야 한다.” (338쪽)
 
◇ 독서 포인트
일본기업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일본 CEO의 대응전략을 기업경영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활용. 빙산은 수면 아래 감춰진 부분이 훨씬 거대한 것처럼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이 아니라 이면에 감춰진 진면목을 찾아내는 저자의 통찰력에 주목해야 한다.
 
 
6. 한손에는 논어를 한손에는 주판을/논어와 주판(論語と算盤)
【시부사와 에이치 지음 | 안수경 옮김 | 사과나무 |2009년 11월 출간 | 300쪽 】
【시부사와 에이치 지음 | 노만수 옮김 | 페이퍼로드 |2009년 11월 출간 | 360쪽 】

일본 상인의 ‘상도’와 ‘수신의 도’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시부사와 에이치가 논어를 기초로 ‘도덕과 경영의 합일’을 주장한 경영의 바이블. 저자는 메이지 정부의 관료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제일국립은행, 제국호텔, 기린맥주 등 500개 이상의 기업 설립에 관여했으며, 퇴임 후에도 사회공공활동과 민간외교에 주력했다. 1927년에 출판된 원전은 일본 경영인의 애독서로서 ‘일본 상인의 나침반, 일본을 굴기시킨 비즈니스의 상경(商經)’으로 불렸다. 이 책은 시장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명심해야 할 상도와 수신의 도를 가르쳐 주고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한 선구자적 저서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입지와 학문, 상식과 습관, 인의와 부귀, 이상과 미신, 인격과 수양, 주판과 권리, 경영과 무사도, 교육과 정의 등  경제와 도덕의 관계뿐 아니라 인생의 여러 분야를 쉽게 설명했다.

저자는 ‘논어(도덕)와 주판(이익)은 일치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이익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풍족하도록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도덕을 주장하는 논어가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과 상치하지 않음을 논어의 구절을 통해 역설했다. “도리를 지킨 부가 아니라면 오히려 가난한 편이 낫지만, 정당한 도리를 거쳐서 얻은 부귀라면 전혀 상관이 없다” (119쪽). 특히 저자는 논어야말로 매우 쉽고 실용적인 것인데 학자들이 이를 난해하게 만들어 상인이 접근하면 안 되는 것으로 만들었다며 비판했다.
 
◇ 독서 포인트
출간 후 8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저자의 책임경영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이 책은 “과연 동양적 가치가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저자의 의리합일설(義利合一說)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는 데 의의가 있다.
 
 
7. 혼창통(魂·創·通)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2월 출간 | 304쪽 】
 
경영·경제 대가들의 성공비결

신문기자인 저자는 2년간 글로벌 일류기업 CEO와 경영·경제 석학들을 인터뷰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했다. 저자는 ‘조선일보’주말 경제섹션 위클리비즈의 편집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업종의 경영·경제 대가들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저자는 대가의 성공 키워드를 ‘혼(魂)=영혼, 창(倉)=창조, 통(通)=소통’의 3대 키워드로 요약했다. 이 책에서 표현된 ‘혼·창·통’은 가슴속 깊이 혼을 품고,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며,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함을 의미한다. 특히, 지속적인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3대 키워드의 결합을 강조했다. “혼·창·통 중에서 하나 혹은 둘을 가졌다고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 삼중주는 셋이 동행할 때만 완전해진다” (20쪽).

저자는 기업성공의 핵심요건은 ‘혼·창·통’을 실행하기 위한 CEO의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의지임을 강조했으며,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기업경영의 ‘대의’를 항상 되새기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자는 반드시 철학이 있어야 한다. 결코 돈으로 사람을 움직일수 없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일류기업 CEO와 석학들이 축적한 통찰력을 압축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는 현재 자신의 기업이 혼·창·통이 충만한 조직인지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 인문·교양 >>

8. 간송 전형필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출간 | 408쪽 】
 
식민지 시대에 우리 혼과 얼을 지켜낸 대(大)수장가 이야기

식민지 시대에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개인적 영달보다 우리 문화보존을 위해 유산을 쏟아부은 전형필의 전기(傳記). 소설가인 저자는 2006년 간송 탄생 100주년 기념전 이후 ‘전형필’의 일대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자료조사 및 집필을 시작했다. 24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큰 유산을 물려받는 법학도가 문화재 수집가로 변신해 작품을 찾고 소장하게 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일대기를 재구성했다. 이 책은 식민지 시대 우리 문화를 지켜낸 전형필의 역사문화 연구, 문화재 수집과정에서의 열정과 결단력을 소개했으며 전형필은 수집에 앞서 고증을 위해 문화, 역사, 작가 등을 철저히 연구했다. 특히 그는 개인의 취향보다는 민족문화사에 필요불가결한 작품을 중심으로 수집했다. ‘훈민정음’뿐만 아니라,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 근대까지의 전시대에 걸쳐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고서, 서화 등을 수집했다. 그는 일단 선택한 작품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라도 주저 없이 구입을 결정했다. 그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을 호가 2만원에 흥정없이 바로 구입했으며,  영국 변호사 개스비가 소장했던 청자 20점 전체를 기와집 400채가격에 일괄 인수했다.

이를통해 그는 일제 강점기에 왜곡돼가는 우리 민족의 문화와 역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독립운동의 한 방법임을 몸으로 실천했으며 민족의 혼과 얼이 닮긴 문화재의 가치와 보존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그림, 글씨, 책, 도자기는 우리 민족의 혼이자 얼이라네”(85쪽) … “민족의 문화를 지키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독립운동이라는 생각을 다잡았다”(218쪽). 특히 문화재는 수집뿐만 아니라 후대까지 올바르게 보전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강조했으며, 수집된 작품이 후대에까지 계속 보전될 수 있도록 사립 박물관을 건립했다.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문화재 수집뿐만 아니라 보전을 위해 박물관을 건립하는 모습을 보며, 100년후에도 기업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적 치부가 아닌 가치 있는 일에 재산을 사용하는 것이 부자의 진정한 소임이라는 교훈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고민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9. 물리와 함께하는 50일 (50 Physics Ideas)
【조앤 베이커 지음 | 김명남 옮김 | 북로드 |2010년 6월 출간 | 336쪽 】
 
물리적 세계를 규명한 기발한 아이디어로의 여행

천체물리학 박사이자 저명한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전문기자인 저자가 물리학의 기본 개념을 50가지 주제로 풀어낸 교양과학서. 물리학을 어렵게만 여기는 비전공자를 위해 이공계 출신 언론인이 간단하고 명료한 필치로 각 주제를 서술했다.

이 책은 중력, 빛, 에너지 같은 기초 개념에서부터 양자 이론, 카오스(혼돈) 이론, 암흑에너지 등의 최신 개념까지 두루 설명돼있으며 직관적인 운동의 원리에서 시작해 수수께끼 같은 궁극의 끈 이론과 ‘우주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필연성에 대한 의문(인류원리)’ 등을 소개했다. “원자는 텅 빈 공간으로 이루어졌는데 왜 물질은 단단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같은 종류의 두 입자는 원자 내에서 똑같은 에너지상태를 차지할 수 없는 ‘파울리의 배타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각 주제들이 배치된 흐름을 따라 통독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놀라움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물리 세계를 이해함으로써 근본에 대한 열정을 고취하고 과학문명에 대한 지속적인 사색을 촉구할 수 있다. 또한 물리의 원리를 쉽게 이해해가며 급박한 경영현장 속에서 잊기 쉬운 근본을 향한 열정과 지적인 재미를 자연스럽게 상기 시킬 수 있다. “150억년이라는 기간 동안 어떻게 그토록 복잡한 방식으로 물질이 조직되어 우리가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의도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런 의문들에 대해 물리학 법칙들이 답을 준다는 사실 자체가 환상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303쪽).
 
◇ 독서 포인트
과학기술에 내재된 논리와 상상력은 인문학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창조적아이디어의 한쪽 날개로서 경영자들이 항상 갈고 닦아야 할 소양이다. 이 책은 이공계 기피현상, 나로호 발사 실패 등 한국 지속성장 기반 잠식의 위기를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경영자의 과학소양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벼운 가이드북을 미리 펼쳐보는 기분으로 자연과학의 근본 원리를 관통하는 흐름을 순서대로 읽어보면 될 것이다.
 
 
10.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 홍성민 옮김 | 뜨인돌 |2009년 10월 출간 | 296쪽 】

세계사를 이해하는 다섯 개의 키워드

일본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가 일반인을 위해 저술한 교양 세계사. 이 책은 세계사를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교과서적인 방식을 지양하고 저자의 포스트모더니즘적 역사관을 통해 재정리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서양 근대철학의 기반인 ‘이성(理性)의 지배’를 부정하기 때문에 인간의 합리성, 역사의 진보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懷疑).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이후 세계사의 추동력을 인간의 감정(感情)에서 찾고, 이를 다섯 개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 ① 욕망(Desire): 커피, 홍차 등 세계적 기호식품의 확산, 연금술의 발달, 도시화 등의 이면에는 인간의 물질에 대한 욕망이 작용
- ② 모더니즘(Modernism): 서구의 근대문명은 중세와 달리 인간이 신처럼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자 했던 인간중심주의에 기초
- ③ 제국주의(Imperialism): 인간의 패권에 대한 야망이 고대 군주, 근대 식민지 제국,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팽창을 야기
- ④ 몬스터(Monsters): 자본주의에서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은 빈부격차, 제국주의 전쟁 등의 구조적 모순을 야기했으나, 인간은 이를 고치기 위해 공산주의와 파시즘이라는 비이성적 광기(狂氣)에 의존
- ⑤ 종교(Religions): 기독교, 이슬람교와 유대교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세계사 흐름에 있어 분쟁을 야기
 
저자는 세계사를 탈근대적, 탈서구적 시각에서 볼 것을 주장했으며, 미셀 푸코의 말을 빌려 서구 근대사회에서 지배자는 합리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대중을 감시하고 통제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지면서 인간은 상당히 자유로워 졌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돌아보니 근대의 합리정신하에 사회는 거대한 관리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91쪽). 뿐만 아니라 이성을 중시하고 신체를 경시하는 데카르트적 이분법을 지양하고 정신과 신체를 통합한 ‘신체의 지혜’를 강조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숙련 기능인이 ‘신체의 지혜’의 대표적인 사례다.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세계사의 주요 사건과 사상들을 쉽게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합리성에 대한 맹신이 주는 부작용과 인간의 감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했다.
 
 
11. 스웨이(Sway)
【오리 브래프먼·롬 브래프먼 지음 | 강유리 옮김 |리더스북 | 2009년 10월 출간 | 232쪽 】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초래하는 심리적 힘

경영컨설턴트와 심리학자인 브래프먼 형제가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낳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의견이나 마음이 동요하다’라는 뜻의 스웨이(Sway)는 인간이 선택이나 판단을 할 때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는 심리적 힘에 영향 받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비이성적인 행동에 이끌린다” (9쪽)  이 책은 인간의 합리적 판단을 왜곡시키는 심리적 힘에 관해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조직행동 분야의 연구결과를 활용하고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는 심리적 요소로는 손실기피, 집착, 가치귀착, 진단편향, 카멜레온 효과, 공정성, 기대감, 집단역학 등을 지목했다. 그 예로 운행지연에 따른 승객 불편을 우려해 기장이 무리하게 이륙을 시도함으로써 탑승자 584명이 사망한 KLM의 추락사고는 당장의 손실을 더 크게 느끼는 ‘손실기피’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또 청바지를 입고 지하철 역에서 연주한 세계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을 시민들이 무시한 이유는 객관적 데이터가 아닌 지각된 가치를 바탕으로 사람에 특성을 부여하는 ‘가치귀착’ 때문이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비이성의 힘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눈앞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나타나는 비이성적 행동인 ‘손실기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시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가치귀착’으로 인한 왜곡된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물을 보이는 대로가 아닌 존재 그대로 관찰하는 법을 익힐 것을 강조했다. “자신이 어떤 상황이나 사람의 가치에 대한 가정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귀착이라는 심리적 지배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212쪽)
 
◇ 독서 포인트
이 책을 통해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던 다양한 사회현상과 인간행동들이 결국 동일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음을 깨달았을 때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EO들에게는 중요한 사업적 결단이나 중대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도 비이성적 힘에 이끌리지 않고, 냉정하게 이성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12.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마이클 샌델 지음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2010년 5월 출간 | 404쪽 】

‘무엇이 우리가 해야 할 올바른 일인가’ 등 고민의 집대성

영미권 정치철학계를 대표하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30년 가까이 계속하고 있는 ‘정의(正義)’에 관한 인기 강의 노트. 이 책은 정의를 다룬 뛰어난 철학사상을 소개하고 철학적 고민을 수반하는 정치적·법적 쟁점을 다뤘다. 특히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가’라는 질문을 제시해 독자의 성찰을 유도했다.

정의의 잣대로서 행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공리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이것의 대안으로 ‘공동체주의’를 제시했다. ‘공리주의’는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모든 가치를 돈으로 계산한다는 점에서 이성적이긴 하지만 개인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죄 없는 한 사람을 희생시켜 더 큰 인명 손실을 막으려는 선택은 과연 정당한가?” (39쪽). 뿐만 아니라 ‘자유주의’는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데 설사 공정한 조건에서 선택의 자유가 이뤄질지라도 정의로운 사회의 기초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자유시장 논리로 보면 미국의 자원병(兵)은 강제징집제도를 피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입대를 결정한 사람은 많은 경우 경제적 어려움에서 자원병을 선택한다” (119쪽) 저자는 인간을 완전히 자유로운 선택권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이 형성된 공동체에 소속된 존재로 규정해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소속의 의무, 공동체의 공동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계발하게 하고, 시민자치에 참여하며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 강조했다.
 
◇ 독서 포인트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 답해가면서 정의의 의미를 찾는 탐사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독자는 정부가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 시장은 공정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등의 어려운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3. 조선 왕을 말하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 | 2010년 5월 출간 | 344쪽】

조선 왕의 업적을 재조명
 
다양한 역사문헌과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조선 왕에 대한 평가를 통념과 다르게 재해석한 역사서. 이 책은 조선시대 사료에 큰 영향을 미친 성리학과 당파적 관점을 배제하고 그 시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연산군일기’를 남긴 사관들은 연산군을 황음무도한 인물로 그려 놓음으로써 신하로서 군주를 쫓아내고 죽인 불충을 합리화” (6쪽)

또한 이 책은 조선사에서 쟁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8명의 임금을 선별한 후, 유사한 주제별로 묶어서 기술했다. ‘악역을 자처한 두 임금’ 태종과 세조,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들’ 연산군과 광해군, ‘전란을 겪은 임금들’ 선조와 인조,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 성종과 영조로 묶어 주요 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 조선 왕의 역할과 입장을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이유로 설명했다. 이 책은 조선 왕이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반면교사(反面敎師)’나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사례로 활용하도록 제안했으며,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대를 읽는 능력임을 강조했다. “미래를 위해 공신 제거를 선택한 태종의 결과물이 세종인 반면 오늘을 위해 공존을 택한 세조의 결과물은 후사 예종의 의문사” (65쪽)
 
◇ 독서 포인트
조선 왕들이 각자 처한 환경에 대처하는 모습 속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갖춰야 할 지혜와 덕목을 습득하고, 시대의 변화를 미리 예측해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14. 행복의 조건(Aging Well)
【조지 베일런트 지음 |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2010년 1월 출간 | 486쪽 】

기나긴 삶의 여정이 들려주는 행복한 노년을 위한 지혜

70여 년간 3개 집단, 814명을 대상으로 한 인간의 성장과 성공적 노화에 대한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 결과의 집대성. 정신과 전문의며, 하버드 의대 교수인 저자는 연구가 30년째 접어들던 1967년부터 총책임을 맡아 다양한 성인남녀의 삶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대상은 1930년대 말 하버드대학교 입학생, 1910년대 출생한 천재여성, 1930년대 출생한 도시빈민가 출신 고교 중퇴자 집단으로 구성됐다.

이 연구조사는 노년의 삶을 ‘행복하고 건강한 삶’, ‘불행하고 병약한 삶’, ‘조기사망’그룹으로 분류한 후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7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그 결과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숙한 방어기제’, 즉 ‘일상생활에서 불쾌하고 심각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를 재빨리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나머지 요소는 안정적인 결혼 생활, 규칙적인 운동, 평생교육, 적당한 체중, 45세 이전의 금연, 적절한 음주 등이있었다.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53쪽)

이 책을 통해 저자는 50세 이전의 삶을 보면 70세 이후에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지 예견할 수 있으며, 그 요인들은 사전에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실제로 유년기 성격이나 부모의 특성, 조상의 수명, 콜레스테롤, 스트레스 등이 70세 이후의 건강한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은 뜻밖의 행운이나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297쪽). 특히 품위 있고 만족스러운 노년을 결정하는 것은 인생에서 직면하는 ‘고통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고통에 대처하는 태도’임을 역설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쇠퇴의 과정이 아니라 생기 넘치는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 독서 포인트
이 책은 평생에 걸친 관찰과 연구, 풍부하고 생생한 삶의 기록에 신뢰와 구체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칫 상투적이기 쉬운 결론을 보다 호소력 있는 메시지로 승화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제대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 봄으로써 현재의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