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도성장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폭스콘 사태로 불거진 생산현장의 갈등은 단순한 임금상승과 처우개선의 요구를 넘어 생산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정부도 이번에 발생한 노사분규에 대해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기업을 포함한 외자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도 사태추이에 주목하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동환경 변화의 구조적 배경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저렴한 인건비를 우위로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였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9.7%의 속도로 성장해 1인당 국내 총생산액이 200달러에서 3,600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계층간 빈부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근로자의 불만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사회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개혁개방 초기 0.28에서 지난 2009년 0.47로 상승하며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중국 내 보편적 시각이다. 최근에 급등하고 있는 물가도 근로자의 임금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년 중국정부는 3% 이내로 물가상승을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추이를 보면 불안한 상황이다. 금년 1-5월간 소비자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5% 상승했고 특히 5월에는 전월대비 0.3%p 증가한 3.1%를 기록하며 근로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노동시장 변화의 근본적 요인은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지난 1980년 이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한 결과 약 4억 여명의 인구감소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구는 감소했으나 출생률 저하로 중국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노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추세로 보면 2020년 전체 인구 중 17%가 60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되고 2050년 이후 심각한 고령사회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결과적으로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며 산업현장으로 인력공급이 줄어들기 시작함에 따라 임금상승세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농촌의 값싼 인력이 도시의 산업 분야로 진출하면서 제조업이 저임금 인력으로 발전을 지속하다 더 이상 값싼 인력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체적으로 임금도 오르고 고성장도 둔화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루이스의 전환점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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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현장의 연경화 현상도 노사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농민공 연령대는 60~70년대 이후 출생자에서 80後 및 90後 세대로 불리는 80~90년대 이후 출생자로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80後 및 90後 농민공은 중국 전체 농민공의 60%에 달하는 1억 명을 차지하며 소비시장 뿐만 아니라 인력시장에서도 새로운 주력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1가정 1자녀의 성장배경에 높은 교육수준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서 자라난 신세대 농민공은 과거의 생산현장 환경과 관리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현장에서도 인사관리 방식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中 노동정책, 親기업에서 親근로자로
 
 중국정부는 고도성장의 부작용을 줄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내수확대와 소득분배 강화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중국의 노동정책은 親기업 성향에서 親근로자 성향으로 전환했으며 고용안정과 임금상승을 위한 각종 법제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2008년 이후 노동계약법, 노동중재법 등 새로운 노동관련 법률이 시행되며 근로자의 권익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금년에도 임금조례와 사회보험법이 새롭게 발표될 예정으로 중국정부의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각종 법령정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잇단 노사분규는 중국의 임금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중국 11개 성시가 최저임금표준을 10% 이상 올린데 이어 나머지 지역도 하반기 이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법률상 최소 2년에 한번씩 최저임금을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임금상승세가 잠시 주춤하였으나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노사분규가 맞물려 금년 내 대부분의 성시가 상향조정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한편 산업구조 조정을 촉진하는 순기능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기업의 대응전략
 
 노동환경의 변화로 노동분쟁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근로자의 요구조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직접 근로자 챙기기에 나섬에 따라 고용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생산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임금상승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의 발언권 확대를 용인하고 노조설립을 장려하고 있어 노사관리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의 인건비 우위가 당분간은 유지되겠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쟁력이 소실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향후 생산현장의 임금인상, 노사분규 증가, 인력부족 등의 삼중고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선적으로 최근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맞는 인사관리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각 기업의 실정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인사체계로 전환하는 한편 업무의 성격별로 핵심인력과 비핵심인력을 나누는 등 체계적인 관리방식의 도입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내수시장 확대’와 ‘생산비용 증가’ 사이의 딜레마에 놓여있다. 중국의 임금구조가 고비용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추어 인력축소와 함께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생산설비의 자동화를 추진하는 한편 제품과 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저부가 제품과 비핵심부문의 전략적 아웃소싱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 진출한 우리기업 대부분이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한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어 사업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며 내륙 및 동남아 등 생산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의 이전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