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D구역 엔터테인먼트 홀에서 펼쳐진 ‘CHA’ 쇼. 상하이 엑스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되었다는 이 공연은 아크로바틱, 댄스, 마술 등을 보여주면서 중국 전통의 차(茶)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한 시간이었다.

흔히 엑스포단지 바깥의 일반 관광지에서 만날 수 있는 곡예 공연을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CHA’팀은 국제 아크로배틱 대회에서 무려 40회 이상 금상을 수상한 리씨닝 예술감독을 필두로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중국 공연 제작계의 엘리트와 최고의 곡예사로 구성됐다.

당(唐)대의 찻잎 전문가인 루위(陸羽)가 저술한 ‘차경(茶經)’을 펼치며 관객들을 중국 차의 세계로 안내한다. ‘차경’에는 차의 종류, 차를 끓이는 방법과 다기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차를 심고 만들고 마시는 모든 경험이 망라돼 있다. 이를 경쾌한 음악과 함께 춤을 추며 찻잎을 수확하는 아가씨, 사찰 차 연회의 차력 곡예, 화려한 덤블링 곡예를 메인으로 한 왁자지껄한 당대 중국 차관의 풍경 등 다양한 차 문화 표현도 모두 흥미로웠지만 우아한 중국 전통의 다기를 여성들의 몸으로 표현한 ‘Tea Sets’ 파트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 인간의 신체로 그토록 신비롭고 아름답게 사물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몽환적인 무대 분위기와 스토리 속에 알차게 담긴 10종의 곡예, 10종의 마술, 6종의 무예와 5종의 무도는 전혀 넘치거나 천박한 느낌 없이 꼭 갖추어진 듯했다. 화려함과 절제미가 공존하는 값진 공연을 상하이 엑스포에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