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위안화 절상 관련 논의와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

위안화 절상은 출구전략의 큰 틀 속에서
3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연 3∼5% 내외로 이루어질 전망
지준율인상 → 예금금리 인상 → 대출금리 인상 → 위안화 절상 순으로

최근 위안화 절상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해 우리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원화의 동반상승이 예상돼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은 ‘위안화 절상 관련 논의와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미-중간의 환율분쟁’이라 불리어지는 위안화 절상 논란의 배경과 전망 및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환율제도 개혁 이후 위안화 변동
 
중국은 2005년 7월 21일 복수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하고 위안화/달러 환율을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2.1% 절상 이후 금융위기 전까지 연 6%의 속도로 점진적으로 절상했다. 이후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 7월 이후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3위안으로 고정시켰다. 중국은 위안화의 고정이 세계경제의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나 중국측으로서도 금융시스템과 경제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고정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절상 논란 배경
 
위안화 재평가 필요성 제기 =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대비 30~40% 저평가 돼 있어 위안화에 대한 재평가(절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폴 크루그만 교수는 위안화가 약 40% 저평가 돼있으며 중국이 인위적 위안화 환율정책을 포기한다면 세계 경제는 1.5%p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위안화의 실효환율(JP모건지수)를 보면 중국의 위안화는 2000년 대비 약 5% 저평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무역 불균형 개선 요구 = 경제위기로 미국의 대중무역적자 규모는 감소했으나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08년에 비해 줄었지만 미국의 무역적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3.3%(‘08)에서 45.3%('09)로 증가했다.
 
오바마 정부의 고용최우선과 수출 확대 정책 =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5년간 수출을 두배로 늘려 2조 달러 수출, 2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수출확대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정책을 거론하고 위안화의 절상을 직접 언급하며 압박했다.
 
중국의 입장 =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며, 강제적인 위안화 절상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위안화 절상이 대외불균형 해소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중국정부는 금융위기 동안 글로벌 불균형 해소(Global Re-balancing)에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위안화 절상은 중국경제뿐아니라 세계경제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최악의 경우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 논란의 향후 방향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의 환율분쟁은 4월에 있을 미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여부와 핵안보정상회의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또 양국 모두 파국으로 치닿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존심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 대해 위안화의 대폭 절상과 무역불균형 해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에 대해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기술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 등을 요구하는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양국간의 갈등은 잠복과 부상을 반복하면서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서 보고서는 중국경제가 안정적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중국정부는 올 해 금리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의 큰 틀 속에서 점진적으로 위안화의 절상을 용인할 것이다.
 
◇위안화 절상 시기
 
위안화 절상의 순서는 지준율 인상 → 예금금리 인상 → 대출금리 인상 → 위안화 절상 순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낮으며 세계적으로 출구전략의 본격적 논의가 시작되는 6월 캐나다 G20정상회담 이후 금리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을 우선 실시한 후, 연 3∼5%의 속도로 점진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국경제의 회복이 아직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충격이 적은 금리인상을 우선 실시하고 위안화 1일 변동폭(현재 ±0.5%)내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연 3∼5%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절상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2004년의 중국은 소비자물가 증가율이 대출금리에 도달했을 때 금리인상을 단행한 선례로 금리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의 시기를 추정해 볼 때, 상반기에 출구전략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대출금리 5.31%에 비해 상당한 격차가 있어 중국정부로서는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
 
중국 위안화 절상은 우리 수출입에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총 수출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우리의 대중수출의 약 49%가 가공무역이고 위안화 절상이 원화의 동반상승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았다. [그림: 한국의 총수출 분해 참조]

산업별로는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조선, 플라스틱 제품, 비철금속, 섬유제품 등에서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소득효과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증대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디스플레이, 핸드폰,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등의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철강판, 정밀화학원료, 석탄, 비철금속, 컴퓨터 등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부자재의 원가상승으로 해당기업의 수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어류, 목재류, 곡물 등 1차상품과 완구, 가방 등 저가 소비제품의 가격상승은 국내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서민가계지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으로 우리의 전체 수출은 다소나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위안화가 소폭 절상되고 원화도 즉각 동반 절상될 경우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중-미의 환율분쟁이 장기간 소강과 부상을 반복하면서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출 뿐만 아니라 중국 수입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서민물가 상승 압력을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제안하면서 “더욱 확대되어 지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및 확대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