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가 본 2010년 경제전망

지난달 유럽통계청이 올해 경제전망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EU27과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0.7%에 그칠 전망이다. 주요 경제지표별, 국별 전망을 KOTRA의 도움으로 요약한다.
 
□ 산업생산=소비 둔화로 건축을 포함한 제조분야 생산은 극히 저조할 전망이다. 더구나 2009년 초 회원국의 경기부양 조치가 상반기 GDP 증가에 크게
기여했는데, 이들 조치가 올해는 점차 폐지돼 경제활동을 부추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장비투자=구조적인 이유와 경기 자체의 주기로 인해 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재정상황이 향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또한
생산가동률이 예외적으로 낮은(1분기 73%) 상황에서 활발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기업들은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재고수준을 낮추
고, 신규 주문이 증가해도 당분간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 민간소비=여전히 저조하지만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투자와 노동시장 침체가 민간소비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그동안 여러 회원국에서 자동차 판매를 부추겼던 폐차 장려조치도 서서히 종료시기가 다가와 자동차 판매도 감소될 것이다. 반면 2009년 3월 이후 소비자 신뢰지수가 개선되고 있으며, 저축 위주에서 서서히 소비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다.

□ 물가=유로존 인플레는 1.1%, EU 전체로는 1.4%가 전망된다. 유로존 소비자 물가는 2009년 여름에 마이너스로 떨어져 디스인플레이션을 경험하다가
 
가을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유럽의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은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국제 유가와 식품가격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실업=악화속도가 다소 완만해지긴 했지만 노동전선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 있다. 2009년 12월 중 유로존과 EU의 실업률은 각각 10%와 9.6%로, 2008년 초에 비해 거의 3%p 증가했다. 최근 들어 기업의 고용기대지수가 개선되는 것을 보면 작년의 폭등세가 올해는 수그러들겠지만, 2011년까지는 고율의 실업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 주요 7개국 전망

▲독일=GDP 성장률은 1.2%로 전망된다. 2009년 전체적으로 -5.0%였으나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0.4%와 0.7%로 회복됐는데, 이는 정부의 금융 및 재정 팽창정책과 세계교역 회복, 그리고 재고상태의 주기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올 1분기 실질 성장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겠지만 세계교역이 활발해지면서 2분기부터는 상향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수출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하반기에는 투자와 민간소비가 기여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0.7%다.

▲스페인=GDP 성장률 -0.6%가 점쳐진다. 높은 실업률, 주택건설 분야의 장기 구조조정, 가정과 기업의 높은 부채 때문에 경제회복이 지체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와 기업의 경기신뢰지수가 고개를 들기 시작해 내수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겠지만, 공공부문의 소비 억제, 엄격한 대출조건, 폐차 장려조치의 점진적 폐지가 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한편, 올 중반 실시될 예정인 부가가치세 인상은 민간소비와 더불어 분기별 GDP 증가 패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프랑스=1.2%의 GDP 성장률이 예상된다. 2009년 말의 재고주기와 경기촉진 조치 등의 일시적 요인들이 올 1분기 성장에 계속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경제활동이 다시 느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조한 구매력, 폐차 장려조치 폐지 등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기업투자도 저조할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것도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탈리아=민간소비와 수출의 도움으로 0.7%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금융여건 개선, 낮은 인플레 등으로 인해 가계 저축률이 낮아지고 소비는 신장될 것이다. 수출 또한 세계수요 증가로 호조가 예상된다. 투자는 현재 산업 가동률이 낮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도 여전히 저조할 것이다.

▲네덜란드=올해 GDP 성장률 예상치는 0.9%다. 2009년의 성장률은 -4%였다. 무역수지 흑자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는 낮은 생산가동률, 기업수익 저하, 대출조건 강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소비자신뢰지수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낮은 인금 인상률과 실업 증가세 때문에 부정적이다. 실업은 2009년에 비해 더욱 악화되겠지만 인플레율은 0.8%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폴란드=2.6%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2009년에도 1.7%를 기록해 EU 회원국 중 가장 높았을 뿐 아니라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국가다.
 
세계시장 수요 증가와 환율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다가 수출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대신 내수가 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해 저조했던 투자도 정부의 자본투자와 기업생산 증가,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로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는 2009년에 4%로 비교적 높았는데 올해는 2.3%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영국=0.6%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작년 4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제조업에서의 긍정적인 신호가 올해도 계속돼 올 상반기까지 GDP는 0.2% 성장한 후 3~4분기에 0.3%, 0.4%로 점차 향상될 것이다. 인플레는 1~2분기 중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