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법 개정안 통과... 한전 "부지 매각할 것"

한국전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화함으로써 서울 삼성동 일대 한전부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한전의 부동산 개발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국전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전국에 산재한 소유 부지 35곳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한전은 그러나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는 한전이 개발하지 않고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김쌍수 한전 사장은 17일 "한전 본사는 (개발하지 않고)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전은 소유 부지 가운데 개발 대상 부지 35곳을 선정했지만 삼성동 본사 부지는 개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매각에 일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전 본사 부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강남의 노른자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전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그동안 개발계획이 물밑에서 추진돼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롯데월드(제2롯데월드 포함)와 학여울역 근처의 SETEC부지 일대,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와 한전부지 개발을 통한 전시컨벤션 트라이앵글을 구성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용역보고서를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한전부지에 삼성동 코엑스와 연계한 제2코엑스와 복합단지를 건설하고 서울의료원은 물론, 탄천 복개를 통해 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 일대까지 연결하는 대단위 개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건설은 지난 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일대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이 제안서는 한전이 직접 부지개발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근 코엑스의 주인인 한국무역협회 역시 전시컨벤션 센터 확충을 목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코엑스가 협소한데다 중후장대한 품목의 전시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또 코엑스몰과 연결한 지하공간을 개발할 경우 엄청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삼성동 부지는 공시지가만 1조2000억원이고 이를 개발하면 5조~7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한전이 실제로 부지 매각에 나서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한전이 개발 대신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향후 이를 번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전이 최근까지 삼성동 본사 부지에 초대형 복합단지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혀왔고 부지개발 대상이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