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 한국형 진출전략 속속 도입

작년 말 일본의 경제관련 뉴스에서 눈길을 끈 것은 부진에 허덕이는 일본 대기업과는 대조적으로 약진을 거듭하는 한국 기업에 관한 것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기사에서 한국기업의 성공요인은 구미와 일본기업이 집중하지 않은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권의 중산층(Volume Zone)을 공략했으며, 현지에 적합한 제품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그동안 일본 기업은 신흥경제국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가제품 시장을 개척해 왔으나 급성장하는 신흥경제국 중산층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식 전략으로 선회를 시도해야 하고 실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100만 엔 이하 소형차를 다이하츠와 공동 개발, 신흥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혼다는 배기량 1,000㏄급 소형 전략차를 태국에서 생산 중이다. 도시바는 올해 안에 중국에서 현지 사양의 냉장고를 투입할 예정이며 JUKI는 부품 수를 삭감해 일본에 비해 50% 정도 싼 공업용 재봉틀을 중국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캐논이 내놓은 중국 시장용 복사기는 분당 20매 복사라는 저속 흑백모델로, 기능을 복사에 집중해 기존 모델에 비해 가격을 10% 정도 싸게 설정했으며 종이 표면이 거친 중국의 용지에 맞는 급지 성능을 갖추었다.

세이코엡손은 프린터 본체 가격을 약간 높게 설정하면서 순정 잉크를 40% 정도 싸게 한 중국 전용 기기를 투입했고 아사히비어는 칭따오비어와 농촌지역용 맥주를 공동 개발, 40엔(약 52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도쿄 KBC는 “중국기업의 경우 대량생산에 따른 부품 조달력과 저가 모델 영업력을 일본기업에 제공하고 일본기업에서 핵심 기술을 이전받는 등 상호 윈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도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호 협력 전략을 취하는 것도 선택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