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는 제자리... 원재료비 높아 수익성은 나빠져

미국 월마트가 한국 기업들에게 친환경 제품 오더를 대량으로 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을 납품한 기업들은 대량 오더임에도 불구 수익성은 나빠졌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친환경 프로젝트를 적극 가동 중인 월마트는 최근 의류제품 부문에서 한국의 니트 수출업체들에 오가닉 코튼제품을 대량으로 발주했다. 한국의 H사는 월마트로부터 2010년 S/S 시즌 오가닉 코튼 제품 1400만 장, 일반 코튼제품 100만 장을 주문받았다. 또 S사는 올해 2000만 장의 오더 중 오가닉 코튼 제품이 50%를 차지해 작년의 25% 비중에 비해 두 배나 높아졌다. 또 다른 S사는 작년 80만 장이었던 오가닉 코튼 제품 오더가 올해 300만 장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는 여성의류만 공급했으나 이번에는 남성의류, 아동의류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월마트의 오가닉 코튼 제품 대량 발주는 더욱 확대된 고객층 눈높이에 맞추고 새로운 구매를 이끌기 위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월마트는 최근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데 캐치프레이즈도 “Always Low Price”에서 “Save Money. Live Better.”로 교체해 단순히 낮은 가격이 아니라 돈을 절약하면서 더 나은 생활을 하자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납품업체들에게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만 친환경으로 전환시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이라고 남품가를 더 쳐주지 않는 것이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오가닉 코튼을 사용해야 하므로 원가만 오르게 된 것이다.

월마트 등 미국 유통업체들은 납품 가격과 원료 소싱처를 일방적으로 정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가격 부담은 공급업체들이 고스란히 안게 된다. 이번에 오가닉 코튼 제품 1400만장을 주문받은 H사의 관계자는 “일반면제품을 오가닉 코튼으로 변경하면 원가 상승으로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워낙 대량오더여서 포기할 수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에다 오가닉 코튼 제품은 생산기간이 일반 코튼보다 길어 납기를 맞추기 위해 수출업체들은 선(先)기획을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재고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정책은 시장 수요보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전략에 의한 것으로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