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제로잉' 관행에 대한 무역 보복에 나선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관계자는 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이 WTO 결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로잉) 시정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WTO로부터 부여받은 무역 보복권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오는 18일 소집되는 WTO 분쟁중재기구(DSB)에 보복 허용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안은 연간 3억1100만달러 어치의 미 제품에 대해 100%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아니면 4억7700만달러 규모에 대해 평균 13.8%의 보복 관세율을 적용하는 두가지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잉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해온 덤핑마진 계산법으로 수출 가격이 수출국 내수 가격보다 낮으면 그 차이를 근거로 정상적으로 덤핑 마진을 산정하지만 내수보다 수출 가격이 높으면 마이너스로 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로 계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가 불리해진다.

EU는 지난 2003년 제로잉 관행을 처음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지난 2007년 초 규정 위반이란 최종 판정을 이끌어냈으나 미국이 계속 버티자 무역 보복에 나서게 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번 DSB에서도 반발하며 WTO가 보복 규모를 중재해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WTO의 결정은 통상적으로 두 달 가량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