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환율하락_유가상승 2008년과 비슷
무역수지 악영향 우려

올해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이 지난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과거 환율과 유가 변동이 수출 및 수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두 변수가 2010년 무역수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은 1110원, 유가는 배럴당 85달러로 2008년(환율 1103.4원, 유가 94.3달러)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04억4900만달러로 사상 최고의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도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2008년 무역수지는 13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상승세를 기록해 지난해 3월 1462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1314.9원으로 하락한 뒤 10월에는 1175.3원까지 하락했으며 이날 환율은 1138.2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10원으로 2008년(1103.4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지난해 2월 배럴당 40.5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 7일 80달러를 돌파한 뒤 19일(현지시간)에는 76.17달러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5달러로 2008년(94.3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환율과 유가가 2008년 수준으로 악화될 경우 무역수지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평균 환율이 1280원, 두바이유가 배럴당 62달러로 환율 상승과 저유가로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올해 다시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수출액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유가가 오르면 수입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무역수지 흑자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상수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이 환율 하락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미세조정 대책과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해 수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제 전반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