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덜덜덜'

연초부터 국제유가와 원화가 급등하면서 수출업계를 떨게 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지속해 1월 7일 현재 배럴당 80달러 선 초반에 형성되고 있으며 원화의 대 달러환율은 7일 오전 현재 달러당 1132원으로 지난 연말 종가 1164.5원에 비해 1주일 여만에 30원 이상 떨어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41달러(1.7%) 오른 배럴당 83.1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런던 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이 배럴당 1.30달러 오른 81.89달러에 거래됐다.

이같은 국제유가 상승은 지구촌을 강타한 한파와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국제유가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북반구의 한파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제 자금시장의 여윳돈들이 다시 원유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USA LLC의 에너지 전문가인 앤토인 핼프는 "최근의 원유가격 상승은 금융 흐름의 결과"라면서 "자금이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격 변동은 재고나 날씨와 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올해 평균 국제 유가를 배럴당 75~80달러 전후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두바이유가 61.86달러보다 20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자금이 몰릴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환율은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세(원화가치 상승)를 보이고 있다. 새해들어 거래일 기준 나흘만인 7일 원화는 달러당 1132원대로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30원 이상 뛰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 때 달러당 1129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외화수급 여건이 좋고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한데다 국제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원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수출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체로 올해 환율 수준을 달러당 1100원선에 맞춰놓고 사업계획을 마련했는데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1100원대 이하로 내려가 채산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더 문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대비책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수출단가 등도 지난해 고환율 시기에 맞춰진 상태에서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2010년 1ㆍ4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에서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많았다"며 "당장 환율과 국제유가가 수출 채산성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세계경기가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 특히 우리 수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신흥국ㆍ개도국들의 경제 회복세가 강력하다는 점에서 수출이 비관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