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지속되면서 올해 '무역 1조 달러' 금자탑이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7월말까지 무역 규모는 수출 3198억 달러, 수입 3062억 달러로 총 6261억 달러다. 월 평균 894억 달러 수준이다.

단순 통계로 계산할 때 남은 5개월 동안 월 평균 894억 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말 1조 73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도 1조 달러는 지킬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지난 7개월간의 평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점.

많은 지표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먼저 관세청 통계를 보면 8월 수출 역시 마이너스 증가율 기록이 확실시 되고 있다. 8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225억 1300만 달러, 수입액은 269억 9200만 달러로 44억 79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입 합쳐 492억 달러다. 월말까지 지난 7개월간의 평균 수준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수출이 문제다. 7월말까지 -0.8%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은 남은 기간 회복이 난망한 상황이다. EU 재정위기 장기화,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 대외여건 악화가 원인이다. 이들은 우리 수출의 3대 주력시장이다. 총 수출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은 7월말 현재 -2.1%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EU지역에 대한 수출 하락세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도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선 상황이다.

만일 올해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지난해보다 1% 감소한다면, 무역 1조 달러 금자탑은 붕괴된다. 지난해 무역규모는 1조800억 달러. 이 중 1%인 1080억 달러만 줄어도 1조 달러 미만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조식 지식경제부 차관은 지난 8월 21일 '수출 확대를 위한 업종별 간담회'에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작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수출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빠지고 있어 무역 1조 달러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지경부 당국자가 올 연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과 무역 1조 달러 붕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