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제품을 마음껏 경험해 보고 구입하도록 하는 개방형 판매방식의 중요성이 미국에서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인 크리니크는 개방형 판매 매장에서 직원의 간섭 없이 제품을 사용해 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매출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뿐 아니라 다이아몬드 소매업체인 하트 온 파이어도 일반적인 보석 매장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보석을 착용해보도록 해 고객의 경험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 부는 개방형 판매방식 바람을 뉴욕 무역관이 알려왔다.
 
□ 개방형 판매방식이란=소비자가 매장 직원의 간섭 없이 제품을 자유롭게 마음껏 사용해보고 구매하도록 하는 소매방식으로 화장품 전문점인 세포라에서 최초로 도입한 이후 다른 기업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세포라와 함께 프랑스계 명품 대기업인 LVMH의 계열사 중 하나인 디오르도 마스카라를 공개 진열하면서 카운터에 고객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 코너를 설치했다.

LVMH의 북미 화장품 부문을 주관하는 테리 달랜드 사장은 “개방식 판매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방해받지 않고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매장의 진열 공간을 깔끔히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블루밍데일 향수와 화장품 부서를 담당하는 하워드 클라이츠먼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웹사이트, 전문 매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 크리니크의 개방형 매장=미국의 화장품 브랜드인 크리니크는 LA 블루밍데일 백화점 매장에 필요한 제품을 사용해보라는 표지와 함께 제품을 개방형 선반과 서랍에 진열했다. 가격을 잘 보이는 곳에 표시하고 립스틱 진열 공간 밑 등에 거울을 추가 배치했을 뿐 아니라 사용해본 화장품을 닦을 수 있도록 면봉과 티슈도 비치해 고객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한 아이패드를 통해 피부 타입을 측정하고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크리니크는 고객이 질문하거나 시범을 보여주기 원할 때는 흰색 가운을 입은 직원이 도움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계산 전까지 고객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뉴욕 맨해튼 블루밍데일의 매장에는 넓은 ‘경험 바’를 설치했다. 바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크림이나 세럼은 물론 제품 이미지에 맞는 음향도 나온다.

크리니크의 안토니 바태글리아 부사장은 “‘손대지 마시오’의 시대는 끝이 나고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보세요’라고 권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크리니크는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도 개방형 매장 도입에 힘입어 다수 매장에서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하트 온 파이어의 콘셉트 스토어=인지도가 높지 않은 하트 온 파이어는 IT 기술에 익숙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고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어울려 제품을 착용해 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방형 판매 매장을 오픈했다. 애플 스토어를 만든 건축회사 에이트 잉크를 고용해 애플 스토어 풍의 미니멀한 외관의 매장에 ‘지식의 벽’이라는 터치스크린을 설치해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고 직원들은 아이패드나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면서 고객의 계산을 돕는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있는 진열장은 직원이 카드를 이용해 잠금을 해제하면 서랍이 열리면서 거울이 나오고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돋보이게 하는 푸르스름한 조명을 비춰준다. 착용해 볼 수 있는 보석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소비자들이 공동 테이블에 앉아 편하게 대화하며 착용한 제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쇼핑몰에서 아이쇼핑을 즐기듯이 구입에 대한 중압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보석 매장에서는 문 앞의 위압적인 직원, 보석을 가까이 볼 수 없는 진열장, 많은 보석을 한꺼번에 볼 수 없는 분위기 때문에 불쾌한 느낌을 받곤 한다. 이 회사의 엘렌 말로니 수석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보석 매장을 방문한 고객 중 30%가 ‘다시 오지 않겠다’면서 매장을 떠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