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화 급물살 타며 세계 주목 
 ‘국제화’캄보디아 당장은 느긋

요즘 세계의 눈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집중돼 있다. 미얀마와 캄보디아라는 저개발국이 신흥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쟁하듯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미얀마는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안정적인 개혁의 지속여부가 관건이다. 미얀마의 발전은 이웃나라인 캄보디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이 소식을 프놈펜 무역관이 알려왔다.
 
□ 거센 변화의 바람 부는 미얀마=미얀마는 2011년 3월 정권 이양 후 50년간의 군부 독재체제에서 탈피해 빠르게 자유화의 물살을 타고 있으며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방세계로부터의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주 요인이던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의 무역규제와 엠바고가 완화되고 있다. 이에 미얀마는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이 사업하기 쉽게 법을 개정하고 변동 환율제를 도입했으며 외국인 투자에 세금 감면 혜택의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화답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미얀마를 ‘새로운 금광’에 비유했으며 아세안의 전 사무총장인 로돌포 세베리노는 “미얀마의 개방은 새로운 내수시장이 생겨난다는 의미이며 이는 아세안 국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 캄보디아보다 더 큰 잠재력=미얀마는 국토가 캄보디아의 세 배에 달하며 인구도 1500만의 캄보디아의 네 배인 6000만 명이다. 문맹률 또한 22%인 캄보디아에 비해 10%로 현저히 낮다. 노동력을 비교해도 미얀마가 캄보디아보다 싸고 큰 시장을 갖고 있다. 캄보디아의 봉제업 최저 임금은 66달러인데 비해 미얀마는 28달러에 불과하다.

미얀마가 잠재력을 가지는 산업은 상당 부분 캄보디아와 겹친다. 관광업, 농업, 봉제업이 발전 가능성이 큰데 이는 모두 캄보디아의 주력 산업들이다. 캄보디아가 선진국으로부터 관세 혜택을 받던 최빈국 대우는 비슷한 국민소득의 미얀마 또한 적용받을 수 있어 캄보디아의 봉제업을 비롯한 수출 가공산업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캄보디아가 미얀마에게 외국인 투자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부정부패를 개선하고 인적 자원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 캄보디아의 걱정은 기우인가=현재의 미얀마를 보면 처음으로 민주주의 선거를 하고 규제를 완화했으며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제도 개혁에 힘쓰던 캄보디아의 1993년과 비슷하다. 캄보디아는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실제 투자액이 급증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정치적 안정과 자유 시장경제 체제의 측면에서 캄보디아가 미얀마보다 상당히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오래 집권 중인 훈센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2/3가 넘는 의석을 차지할 정도로 정치가 안정적이다. 또한 세계은행이 발표한 30개의 아시아·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 중 정부의 친기업 정책 평가수치가 1위일 정도로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해외 투자자의 법인세가 미얀마는 30%인데 반해 캄보디아는 9%다.

사회 기반시설과 교육·보건 체제도 캄보디아가 월등히 앞선다. 장기간에 걸쳐 대대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부분인 만큼 ADB는 미얀마의 공공투자 예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미얀마는 오랜 기간 쇄국정치를 유지해온 탓에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할 만한 국가가 캄보디아에 비해 적다. 캄보디아는 EU, 중국, 미국, 한국, 일본, 호주, 아세안 등 다양한 나라로부터 원조를 받는 등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어왔지만 미얀마의 주 교역대상은 일본, 중국, 인도 정도다.

<프놈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