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 M&A 2조 8000억엔 최고치
 시장확대, 신사업전개, 자원개발권 주목적
 
최근 일본 기업들 사이에 외국으로 나가야 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효과적인 진출방법으로 현지 기업과의 제휴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 및 합작회사 설립이 가장 인기 있는 전략이 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기업의 해외 M＆A 금액은 7조3264억 엔이었고 올 1분기에는 2조8000억 엔을 기록해 각각 과거 동기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제휴의 특징은 판매시장 확대, 신사업 전개를 통한 생존 모색, 자원 개발권 획득 등이다.

일본의 커피업체인 UCC홀딩스는 올 4월 스위스의 커피 대기업인 유나이티드 커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커피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5개국에서 최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로써 UCC의 해외매출 비율은 현재의 3%대에서 20%대로 급격히 높아질 전망이며 총 판매량 또한 기존의 약 1.8배 수준인 16만8000톤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살충제 기업인 후마키라는 동남아 시장 확대를 목표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동종 업체 두 군데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후마키라의 해외 매출은 현재의 20% 수준에서 3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케다약품공업은 지난달 스위스의 제약 대기업인 나이코메드를 매입하면서 해외 시장을 기존의 28개국에서 70개국 이상으로 단숨에 확대했다.

제휴를 통해 신사업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의 생존길 모색 방식도 성행하고 있다.

차세대 TV기술인 유기 전자발광(EL)의 개발을 위해 소니와 파나소닉이 제휴하고 제품 생산을 위해 대만의 액정패널 대기업인 우달광전(AUO)에 생산을 위탁하는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소니의 기술과 파나소닉의 저가 생산기술 그리고 대만 AUO의 생산능력을 합해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추격하겠다는 자세다.

또한 소프트뱅크와 미국 페이팔은 각각 10억 엔을 출자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스마트폰을 통한 카드결제 시스템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점포 운영자 입장에서는 기존 카드 리더기보다 초기비용이 저렴한 데다 결제 수수료도 5%에 불과하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마루베니, 미쓰비시 상사 등은 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마루베니는 미국의 곡물 3위 기업인 가비론을 매입해 세계적 규모의 곡물 집하에서 출하, 판매까지 일관된 공급 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마루베니는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 오리건주에 전액 출자한 콜롬비아 그레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미국에 약 60개의 곡물 집하 및 출하 거점을 만들어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쓰비시상사 또한 올해 브라질의 곡물 집하 회사에 20% 출자함으로써 브라질 전역에 거점을 구축하는 등 종합상사들의 해외 곡물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쓰비시상사는 작년 칠레 구리광산에 약 4200억 엔을 투자했으며 이토추 상사도 콜롬비아의 탄광에 1200억 엔 가량을 투자하는 등 작년에는 해외 광산기업과의 제휴가 많았으나 올해부터는 해외 곡물기업과의 제휴가 눈에 띄고 있다.

도쿄 무역관은 “2011년 말 현재 일본 민간기업의 보유자금은 약 204조 엔으로 앞으로도 이들 자금을 활용한 M&A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