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치열…현지화 안먹혔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쿠텐이 중국의 검색 사이트 바이두와 합작해 세운 전자 상거래 사이트 러쿠톈을 중국 시장 진출 2년여 만에 폐쇄됐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징화시보에 따르면 러쿠톈 측은 최근 모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러쿠톈은 2010년 1월 라쿠텐그룹과 바이두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된 지 2년여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라쿠텐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이베이, 마이스페이스, 그루폰 등 글로벌 유명 IT 기업들의 전철을 밟게 됐다.

러쿠톈은 설립 당시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와의 합작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선진화된 전자상거래 운영 시스템을 보유한 라쿠텐과 중국 인터넷 검색시장을 장악한 바이두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간의 기대와 달리 러쿠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IT 시장조사기관인 이관국제에서 발표한 지난해 4분기 B2C 시장 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러쿠톈의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쳤다. 39.9%로 1위를 차지한 톈마오와 비교하면 40배 넘게 차이가 났다. 러쿠톈 에지리 유우이치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나름대로 세운 현지화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이관궈지 류관우 애널리스트는 “러쿠톈의 고위급 관계자 대부분이 일본인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일본의 경영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했던 게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러쿠톈 사이트는 첫 페이지부터 중국 소비자의 시선을 끌 만한 요소가 적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사용되는 사진도 규격이 160×160으로 너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부 전문가는 “러쿠톈 측이 바이두의 방문자, 페이지뷰 수만 믿고 별다른 현지화 노력이나 마케팅 전략 없이도 중국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중국 대기업과 합작해도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시장조사 없이는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