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국 내수시장 겨냥해 투자 급증 -
- 고베제강, 재팬에너지, 야스가와 등 중국에 생산거점 준비 -
 
엔고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이 비싸진 엔화 값을 중국에 투자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 작년 한해 NSK, 히타치 등 대기업과 자동차부품 기업이 중국 투자를 확대하면서 일본의 대 중국 투자액은 전년 대비 49.6%나 증가한 63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0년의 3%와 크게 비교되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의 중국투자 확대는 대지진 이후 안정적인 산업거점을 마련하려는 심리와 엔고로 해외자산의 저가매입과 투자가 가능한 점, 일본의 가격 경쟁력 하락, 중국 내수시장의 안정적 성장세 등이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산거점뿐 아니라 금융, 물류, 통신 등 3차 산업에서도 중국 투자를 늘리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중국 투자 트렌드를 상하이 무역관이 알려왔다.
 
□ 일본 대기업의 잇단 중국투자 결정
2011년 말 일본의 고베제강, 재팬에너지, 미쓰이물산, 일본정책투자은행(DBJ), 야스카와, 후지쯔텐 등 6대 기업이 중국 투자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고베제강은 장쑤창뤼뤼예와 32억 위안을 투자해 내몽고 바오터우에 연산 200만톤 규모의 알루미늄 합금 합자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
재팬에너지, 미쓰이물산, 일본정책투자은행은 홍콩 화룬전력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광시자치구에 화력 발전소를 설립할 계획인데 이들 3사는 총 11억 위안을 투자할 예정이다.
산업용 로봇 생산 대기업인 야스카와는 올해 장쑤성 창저우에 1억2000만 위안을 들여 대형 공장을 설립, 2013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인데 야스가와의 대 중국 투자는 일본 로봇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첫 사례다.
차량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인 후지쯔 텐은 올 5월 일본 고베시 소재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중국 장쑤성 우시와 일본 토치기현 오야마시로 공장을 이전키로 했다. 두 지역 중 우시에 대부분의 생산라인이 포진하게 된다.

□ 유통망 투자도 강화
일본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인 카오는 작년 11월 상하이 쟈화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유통채널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중국 전역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카오는 1993년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90개 도시에 유통망을 구축했으나 지역을 넓히지 못해 계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중국 기업과 손잡았다.
상하이 쟈화는 중국계 유력 일용품 기업으로 1000개 도시에 유통상을 갖고 있으며 카오는 중저가 화장품인 ‘큐리엘’, 헤어케어 용품인 ‘시폰느’, 바디샴푸, 화장비누, 기저귀, 생리대, 세탁용품 등을 중국에 유통 중이다.

□ 건재한 중국의 일본 제품들
중관촌 산하 IT제품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ZOL에 따르면 1월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TV시장에서 소니와 샤프제품의 주목도가 각각 21.1%와 14%로 1~2위를 차지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소니의 주목도가 높아지며 주목도 상위 10대 제품 중 소니모델 3개가 1~3위를 나란히 석권했고 샤프 모델까지 합치면 절반에 이른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는 더욱 심해서 주목도 상위 10대 브랜드 중 일본산이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 캐논에 대한 주목도가 36%로 여타 브랜드에 비해 단연 높았다.

화장품에서는 시세이도의 선전이 눈부시다. 시세이도는 2003년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해 생산·유통을 시작했으며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대부분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오프레, 서프림 오프레 등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2010년 시세이도는 새로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D-Q’를 출시했으며 잡지, TV, 마이크로블로그 등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한 결과 현재 중국 내 약국, 화장품 전문점, 백화점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시세이도 산하 브랜드 중 명품급으로는 끌레드뽀 보떼, 고가 브랜드로는 시세이도, 아네사 등이 있다. 시세이도는 중국의 대양한 계층을 포섭하기 위해 다브랜드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로컬 맥주가 대부분인 중국 맥주시장에서는 산토리맥주가 눈에 띈다. 중국의 맥주 브랜드는 주로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유통되는데 베이징에서는 옌징, 상하이는 산토리, 동북은 쉐화맥주와 하얼빈맥주, 칭다오는 칭도맥주가 유명하다. 산토리맥주는 1984년 중국에 진출했으나 10여 년간 큰 성과가 없다가 1996년 상하이 진출 후 판매가격을 인하, 대중화하는데 성공했다.
 
산토리맥주는 중국에서 ‘산더리’라고 불리며 상당수 중국인이 자국산 맥주라고 착각할 정도다. 한때 산토리맥주의 상하이 시장 판매량이 상하이 전체 판매 맥주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산토리그룹은 중가 제품인 산토리맥주와 저가제품인 둥하이맥주를 유통 중인데 2010년 중국 매출액은 5300억 엔을 기록했다.